[목회 Tip] (11·끝) 버려야 할 선민의식

입력 2011-09-01 18:08


하나님은 특정 민족, 특정 계층만 사랑하실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다’가 정답이다. 크리스천이라면 잘못된 선민의식, 민족주의, 지역주의를 버려야 한다.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연쇄살인범, 테러리스트조차 사랑하실까. 하나님은 적어도 회개의 기회를 주길 원하실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 통치 시절 활동했던 요나 이야기다.

요나와 동시대 인물인 아모스와 호세아가 북이스라엘의 죄악을 폭로하며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아모스는 경제사회적 부패를, 호세아는 신앙적 부패를 들어 이웃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것을 요구했다. 요나는 자신의 조국의 최대 위협 요소였던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 성으로 가서 회개를 촉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욘 1:2). 차마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기에 그는 하나님께 대들었다(욘 1:3). 이방민족은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는 그릇된 선민의식 때문이었다.

요나는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 삼일을 지낸 뒤(요 1:17∼2:10)에야 마지못해 니느웨로 갔지만 여전히 성의가 없었다. 삼일 길이나 되는 니느웨 성을 도는 데 하루밖에 안 걸린 데서 이를 알 수 있다(욘 3:3∼4). 니느웨가 망하기를 바라는 속마음은 요나서 4장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요나가 심히 싫어하고 노하여 여호와께 기도하여 가로되…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인 줄을 내가 알았음이니이다 여호와여 원컨대 이제 내 생명을 취하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음이니이다.”(욘 4:1∼3)

민족주의, 애국주의 앞에서 선지자도 이처럼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 목적이 멸망이 아니라 회개에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하나님의 무한한 인간 사랑을 간과하면 안 된다(욘 4:10∼11). 심판의 그날, 멸망의 순간은 창조주 하나님에게만 달려있다. 따라서 우리는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면 된다.

요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니느웨는 150년 후 선지자 나훔의 예언(나 1:12)대로 멸망의 길을 걸었다. 니느웨는 BC 612년 신흥 강대국 바벨론에 의해 함락됐고 3년 뒤 앗수르 제국은 완전히 멸망했다. 이후 니느웨는 홍수로 인해 도시 위로 6m 토사가 쌓여 AD 1846년까지 2455년간 그 존재조차 사라졌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