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훨훨 날자꾸나! 한국 육상의 ‘마지막 희망’… 김덕현, 멀리뛰기·세단뛰기 예선 출전
입력 2011-08-31 21:26
‘이제 김덕현만 남았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의 목표였던 ‘10개 종목-10명 결선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김덕현(26·광주시청)이 결선 진출을 목표로 출격한다. 1일과 2일 각각 열리는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예선경기가 그 무대다.
김덕현은 멀리뛰기(8m20)와 세단뛰기(17m10) 한국기록 보유자다.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멀리뛰기 금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5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세단뛰기 부문에서 16m99로 우승했다. 세계 대회에 자력 출전할 수 있는 B기준기록(16m85)도 넘어섰다. 이 같은 좋은 성적으로 김덕현은 그나마 개최국의 체면을 세워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표팀은 20㎞ 남자 경보에서 김현섭(26·삼성전자)이 6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예선을 통과해 결선에 진출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김덕현은 메달권 진입을 위해 한 달 이상 오전에 멀리뛰기, 그 다음 날에는 오전 세단뛰기, 오후 다시 멀리뛰기, 하루 쉬고 오후 세단뛰기 순서로 연습을 계속했다. 이번 대구 대회에서 멀리뛰기 결선과 세단뛰기 예선이 모두 2일 오후와 오전에 각각 열리기 때문이다. 또 멀리뛰기 예선은 하루 전인 1일 오전에 벌어진다. 이에 따라 김덕현은 힘겨운 일정을 견뎌내기 위해 몸의 리듬을 경기 일정에 맞춰놓고 있다. 김덕현은 또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사실 김덕현의 세단뛰기 기록은 영국의 조너선 에드워즈가 가지고 있는 18m25에 한참 모자란다. 아시아 기록과(17m59)과도 50㎝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김덕현은 앞서 대구스타디움에 열린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2006년과 올해 두 차례나 세단뛰기 부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올해 열린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도 17m50 이상의 기록을 보유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김덕현이 이들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혁 대표팀 코치는 “5월에 대구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김덕현이 자신보다 기록이 훨씬 좋은 선수들을 제친 바 있기 때문에 자신감에 차 있다”고 말했다. 김덕현도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들러리 신세가 되지 않겠다”면서 “두 종목 모두 잘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