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홈페이지 해킹당해… 외교관계자 신분노출 논란속 발생 “美정부 소행” 의심
입력 2011-08-31 18:23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홈페이지가 30일(현지시간) 해킹을 당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최근 미국 외교전문을 공개하면서 작성자의 신원이 드러난 전문을 그대로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AP는 이날 전문 작성자 및 외교 관계자들의 신분 노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해킹 사건이 발생, 이들의 신변 안전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 “위키리크스 홈페이지가 공격받고 있다”면서 “현재 게재돼 있는 문서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는 31일에도 마비된 상태다.
이번 해킹의 주범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 공무원 및 외교 관계자들의 안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 정부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신분 노출 논란은 지난 29일 뉴욕타임스(NYT)가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 외교전문에 익명을 요구한 전문 작성자들의 이름이 삭제·편집되지 않고 노출됐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위키리크스는 즉각 “전문 작성자를 노출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사들도 NYT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AP는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외교전문 5만건을 분석한 결과 ‘신원 보호’를 요구하고 있는 문서 작성자 가운데 적어도 94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2003∼2009년 외교전문 중 6건을 임의로 선택해 분석한 결과, 이 중 1건에서만 작성자의 이름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공개된 문서의 진위 확인은 하지 않았으나, 신원 노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비밀 정보의 불법적 공개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외교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개인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공개된 문서를 세밀히 분석해 국가안보에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분이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