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3남 “항복 조건 협상 제의”…카다피軍은 ‘항복 최후통첩’ 거부

입력 2011-09-01 00:51

리비아 시민군 측이 31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의 셋째 아들 알사디가 항복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 접촉해 왔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압델 하킴 벨하즈 시민군 사령관은 “알사디가 전날 전화를 걸어 신변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지를 물어, 생명을 해치진 않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AP는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카다피 군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시민군은 이날 카다피 군에게 “항복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카다피 군이 이를 거부했다.

시민군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친위대에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오는 3일까지 투항하지 않으면 총공격을 펼치겠다”고 통보했다.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날은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가 끝나는 날이다. 하지만 친위대는 “무장한 갱들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일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AP는 보도했다.

NTC 국방장관인 오마르 하리리는 “카다피가 아직 리비아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80% 정도 확실하다. 그는 트리폴리 남동쪽의 바니 왈리드나 트리폴리 외곽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잘릴 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자신이 NTC를 이끌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군이 리비아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면서 세력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는 크고 작은 500여개 부족 출신의 시민군들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고 각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서부 산악지대 진탄에서 온 시민군은 트리폴리 공항을 장악했고, 미스라타 출신 군은 중앙은행과 항구, 총리 관저 등을 지키고 있다. NYT는 트리폴리에 ‘지도력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민군 간의 파워게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CNN은 유엔이 카다피 일가에 출국 금지령을 내린 상황에서 알제리가 이들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리비아 재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제재를 속속 해제하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