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위험] ‘폐손상’ 인과관계 밝혀지면 제조·판매업체 타격 불가피
입력 2011-08-31 21:42
보건복지부가 31일 최근 산모들에게 발생했던 원인미상의 폐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하자 업계에 작은 파장이 일고 있다.
업계는 복지부가 출산 전후의 산모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폐손상의 원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히자 적잖이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제품 수거를 요청함에 따라 제조·판매업체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속단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가습기세정제 협의체(가칭)’는 이날 복지부 발표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의 이번 역학조사 결과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 중 하나에 대한 언급이며,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힌 연구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옥시, 애경 등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들은 “정확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제품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며 “재고 물량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의 추가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치명적이라는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부분 중소 제조업체들은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습기 살균기 제조사가 중소업체이기 때문에 시장의 매출 규모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어느 정도의 타격이 있을 것인지는 정확한 결과가 나와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아직 무더워 가습기 사용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복지부 발표가 가습기 판매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가습기는 소비자들이 보통 봄·가을에 많이 찾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 할인마트 등에서는 가습기를 팔지 않고 있다”며 “주로 10월에서 2월까지 판매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가습기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