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공생발전, 대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야”

입력 2011-08-31 18:49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공생발전 간담회’를 갖고 “공생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고,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기업이 변해야 하고, 그러려면 역시 (대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상당한 변화 조짐을 느끼고 있고 고맙게 생각한다. 총수들께서 관심을 가지면 빨리 전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치권에서 해체론까지 제기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 “지난 반세기 산업화 과정에서 전경련 회원사의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이제 전경련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개별기업 차원의 고민도 중요하지만, 전경련이란 경제단체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과 관련해 “시혜적 협력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 규정이나 제도보다 자발적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정부는 교육비리·권력비리·토착비리를 엄격히 다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2시간15분 동안 진행된 이 대통령과 총수들의 간담회에선 웃음이 딱 한번 나왔다. 사회를 맡은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이 총수들에게 발언을 재촉하자 이 대통령이 “전경련 부회장, 참 세네요”라고 농담했을 때 말고는 시종 긴장감이 흘렀다. 오찬은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총수들은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었고, “공생발전에 적극 공감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모두발언에 나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특히 공생발전을 위해 거래구조를 선진화하고, 협력기업 체질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가 많아 기업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중소기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들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나왔던 ‘건전한 기업생태계’란 표현을 사용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동반성장을 추진해 1차 협력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앞으로는 2, 3차 협력업체 육성과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기업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후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강덕수 STX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순서로 총수 26명이 차례로 발언한 뒤 토론 없이 이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이 났다.

구 회장은 “투자, 고용, 협력사 R&D(연구개발) 지원, 장비·부품 국산화 등 5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저 스스로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고, 최 회장은 “공생발전을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실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