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해외계좌 자진신고 10%뿐
입력 2011-08-31 21:45
국세청이 지난 6월 10억원 이상 해외금융계좌에 대해 첫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개인 211명, 법인 314곳이 5231개 계좌에 11조4819억원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신고한 개인 중에는 연예인, 재벌총수, 유명 스포츠 스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세청이 개별안내문을 발송한 개인 중 자진신고한 비중이 10%선에 그쳐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31일 ‘해외금융계좌 신고결과’를 통해 지난해 해외계좌 잔액이 하루라도 10억원 이상이었다고 신고한 건수는 525건, 총 신고계좌는 5231개였다고 밝혔다.
이중 개인은 211명이 768개의 계좌를 신고했으며 신고금액은 모두 9756억원이었다. 법인은 314곳 4463개 계좌, 10조5063억원을 신고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자진신고한 개인 중에는 연예인, 재벌가 인사, 국위를 선양한 체육인 등이 포함돼 있다.
세무서별 개인 신고현황을 보면 ‘부자3구’(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지역이 아닌 용산세무서 관할에서 개인 23건, 금액으로는 1773억원이 신고돼 건수 및 금액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용산구에는 재벌들이 몰려 사는 한남동과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촌동에서 신고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의 뒤를 이어 압구정·논현·청담동 등을 관내로 둔 강남세무서가 21건, 삼성·대치·개포동 관할의 삼성세무서가 19건을 차지했다,
그러나 자진신고한 개인이 소수에 머물러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해외반출신고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이다. 국세청은 국외금융소득과 해외부동산거래 등 10억원 이상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한 2000여명에게 개별안내문을 발송했으나 개인 신고율은 10.1%에 그쳤다.
한편 국세청은 국내 재산을 반출해 해외예금, 주식 등에 투자하고도 이자소득을 신고누락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자 38명을 색출해 지난 30일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법인을 운영하면서 변칙 국제거래를 통해 해외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국내 탈루소득을 해외에 숨긴 24명, 자금원이 불투명한 자금을 외국으로 빼내 해외 이자소득 등을 신고하지 않은 14명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