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너무 좋아하는 한국인… 소득대비 소비비율 日추월
입력 2011-08-31 21:45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소득에서 차지하는 ‘명품’(유명 브랜드 제품) 지출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명품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욕은 점점 커지고, 취향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세계 명품업체들은 한국 명품시장이 앞으로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컨설팅업체 맥킨지는 31일 ‘한국 명품시장: 까다로운 소비자, 하지만 성장할 여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분석을 제시했다. 맥킨지는 “한국에서의 명품 판매는 2006년부터 매년 최소 12%씩 성장해 지난해 45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했다”며 “명품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맥킨지는 “한국인의 소득 대비 명품 소비 비율은 5%로, 일본인(4%)을 이미 넘어섰다”며 “올해 들어서는 4개월간 한국 백화점에서의 명품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30%나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명품시장 확대 예상의 근거로 한국 소비자들이 명품을 일상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었다. 맥킨지는 1년간 명품 구매에 최소 100만원을 지출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 설문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명품을 갖는 것은 예전처럼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는 말에 동의한 소비자는 지난해 21%에서 올해 45%로 증가했다. “대중 속에서 돋보이게 해 주는 명품을 점점 더 선호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26%가 동의했다.
한국 명품 소비자들의 취향은 점점 까다로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페라가모’는 여전히 잘 팔리지만, ‘구찌’와 ‘디올’의 판매량은 떨어졌다”며 “개성적 명품소비 욕구가 ‘미우미우’나 ‘알렉산더 맥퀸’ 등 새로운 브랜드 출시를 불렀다”고 평가했다.
맥킨지는 세계 명품업체 고위 임원 24명에게 한국 명품시장의 전망을 묻고, 그 결과도 소개했다. 응답자의 과반수인 15명(63%)은 “3∼5년간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고, 8명(33%)은 “1∼2년간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견은 단 1명(4%)에 불과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