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남북관계 유연성 궁리중”
입력 2011-08-31 19:04
류우익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31일 “남북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유연성을 낼 부분이 있는지 궁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류 내정자는 청문회 준비를 위해 임시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정자 신분이라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삼갔으나 지나치게 원칙만 내세운 현인택 장관과 달리 유연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가스관 사업은 남북 공히 득이 되는 일”이라며 “그러나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해 현 상황에서 뭘 할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 내정자는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제 정세와 국민의 기대를 종합 판단하면서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고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통일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역설했다.
통일부 안에는 ‘현인택 통일부’와 ‘류우익 통일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류 내정자가 주중대사 재임 시절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수행했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북관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을 입안하는 등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현 장관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현 장관을 바꾼 것은 ‘우리가 성의를 보였으니 다음은 북이 성의를 보일 차례’라는 시그널인 셈이다.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해 달라는 것이다.
이흥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