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무서운 10대’ 男 400m 금메달
입력 2011-08-31 01:08
카리브해의 소국 그레나다의 ‘무서운 10대’ 키라니 제임스(18)가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최연소로 남자 400m에서 정상에 오르며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제임스는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계속된 대회 나흘째 결승에서 44초60을 기록, 디펜딩 챔피언인 라숀 메리트(25·미국)를 0.03초차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제임스는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제임스는 이 종목 강자 메리트와 벨기에의 쌍둥이 형제를 모두 따돌리고 새로운 10대 황제 등극을 알렸다.
제임스는 지난해 4월 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21개월간 징계를 받았다가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한 메리트를 결승선을 2m 가량 앞두고 추월에 성공하며 대 역전 우승을 일궜다. 쌍둥이 형제로 유명한 동생 케빈 보를레(벨기에)가 44초90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고, 형 조난단 보를레(벨기에)는 45초07로 5위를 기록했다.
제임스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곧잘 비교된다. 자메이카 시골 출신인 볼트처럼 제임스도 그레나다의 작은 어촌에서 태어났다. 또 볼트와 마찬가지로 처음엔 육상에 관심이 별로 없었으나 12세에 육상으로 전향한 뒤 주니어 무대에서 단번에 성공을 거뒀다. 2007년 15세 때 47초벽을 처음 깬 제임스는 지난해까지 매년 나이별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또 첫 성인무대였던 지난 6일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400m에서 올 시즌 최고기록(44초61)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제임스는 향후 남자 400m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어린 나이와 최근의 파죽지세를 고려할 때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라이벌들을 압도하고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