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이신바예바 눈물짓자 브라질 무레르 웃음꽃
입력 2011-08-30 23:43
‘미녀새’ 마저 추락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다. 이신바예바는 대회 나흘째 결승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5m06)에 한참 못 미치는 4m65를 넘는데 그쳐 전체 6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이신바예바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이례적으로 3번 연속으로 바를 넘지 못해 실격 처리됐던 치욕을 만회하는데 실패했다. 이신바예바는 4m70 이상을 넘은 선수가 5명이나 돼 순위에서도 전체 6위에 그쳤다. 금메달은 4m85를 기록한 남미 최강자 파비아나 무레르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신바예바는 이번 결승전에서 4m30∼4m55부터 뛰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4m65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이신바예바는 4m65를 1차 시기에서 바로 넘으며 관중들의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자신감을 얻은 이신바예바는 곧바로 4m70을 건너뛴 뒤 4m75에 도전했지만 1차 시기에서 바를 넘는데 실패했다. 이신바예바는 결국 2차 시기를 포기하고 4m80으로 바를 높였지만 1·2차 시기에서 탈락하며 짐을 쌌다. 특히 2차 시기에서는 아예 바를 건드리지도 못한 채 추락했다.
이신바예바는 세계 기록만 무려 27개(실외 15개·실내 12개)를 작성했고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의 벽을 넘은 선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에서만 9번이나 시상대 꼭대기에 섰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올해의 여자 선수’에 세 번(2004·2005·2008)이나 이름을 올린 선수다. 베를린 대회부터 시작된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하며 이제 선수생활의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당초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와 내년 런던 올림픽 우승에 이어 2013년 모국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홈 팬들의 환호 속에 선수생활을 마감할 예정이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