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총회 선거제 개선’ 열린대화… “총대 3년 활동땐 3년 제한, 젊은 층 참여 유도”
입력 2011-08-30 21:07
금품 살포와 교단 권력화의 중심이 되고 있는 총회 선거제도 개선안이 도출됐다. 총회 당사자가 아니라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연합기관에서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전병금 목사)는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19차 열린대화마당을 개최하고 한국교회 총회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7개 교단 관계자들은 교단별 선거제도 현황을 발표하고 장단점을 발표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은 9월 총회를 앞두고 열린 것이어서 다가올 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용 장신대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구체적인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총회대의원(총대) 선거와 총회장 선거를 구분했다. 김 교수는 우선 총대 3년을 활동하면 반드시 3년은 쉬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대 활동을 제한하는 이유는 총회 내 불필요한 정치활동을 막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각 노회에서 올라오는 총대 명단을 보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정치세력, 정치조직을 와해시키고 정치꾼의 활동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총대들을 물갈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년간 총대 활동을 제한하면 해마다 총대 3분의 1이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총대 연령층도 다양해질 수 있다. 젊은 총대의 참여를 유도해 총회를 쇄신하자는 방안이다. 김 교수는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면 30%의 전문가 집단도 참여할 수 있다고 봤다. 분야별 전문가 집단을 총대에 포함시켜 총회가 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총회장 선거에 대해서는 제비뽑기 방식인 맛디아식과 역맛디아식 방법을 제안했다. 맛디아식은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추진하는 개혁 방안이다. 총회장 입후보자에 대해 일차적으로 총대들이 투표해 상위 2인의 최종 후보자를 정한 다음 총회가 제비뽑기로 총회장을 선출하는 방법이다. 반면 역맛디아식은 제비뽑기로 2인을 먼저 선출한 후 2인을 대상으로 투표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역맛디아식 방법이 선거 운동 과열과 자격 미달 후보를 방지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총회장 명칭을 ‘총회 머슴’으로 부르자는 파격적인 제안도 했다. 이렇게라도 불러 총회장에 집중된 권력화를 방지해보자는 취지다. 김 교수는 만약 이것이 어려우면 총회장을 ‘의장’으로 제한시키고 실무는 사무총장이 책임지자고 제안했다. 총회 기능과 조직을 바꾸자는 방안이다.
교단별로도 진행 중인 선거방식을 발표했다. 10년째 제비뽑기 방식으로 총회장을 뽑고 있는 예장 합동은 금권선거나 선거과열, 편중된 지역분포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대의정치를 통한 총회 리더십 선출이 불확실하고 공탁금 상승 등의 요인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예장 통합은 올 총회에 맛디아식 방식에 대해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기독교장로회는 선거공영제를 실시 중이다. 그러나 음성적 만남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숙제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틈새를 파고드는 정치세력이 있다는 현실을 토로하면서 결국은 사람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을 표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