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민군 총 내려놓고 생업으로…” 국가과도위 지휘 안받고 부족중심 행동

입력 2011-08-30 21:57

리비아 시민군의 거취 문제가 향후 리비아 재건에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 싱크탱크 뉴아메리칸파운데이션(NAF) 연구위원 버락 버피는 미 CNN방송에 보낸 기고문에서 “그들이 지금은 해방자로 환영받고 있지만 계속 도시를 장악하고 있으면 시민들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며 “리비아가 새로운 국가로 나아가는 첫 단계는 시민군이 총을 버리고 생업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우려는 지금까지 시민군이 보여준 성격 때문이다. 시민군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끌어내린다는 대의에는 동참했지만 지도부 격인 과도국가위원회(NTC)의 지휘는 받지 않았다.

NTC는 시민군에 어떤 원칙도 제시하지 않았고, 시민군은 지도부와 상의 없이 자의적으로 움직였다. NTC는 시민군을 정부군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시민군이 이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버피는 “최근 브레가에서 5개의 다른 시민군 부대를 만났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NTC 정부군에 들어가겠다는 의향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민군은 정치 지도자를 따르지 않고 지역 부족사회를 중심으로 뭉쳤다. 지도부는 이들에게 총 대신 직장을 줄 만큼 세력이나 힘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NTC가 이들을 일방적으로 해체시킬 경우 오히려 무장세력으로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 지도력이 붕괴되고 치안도 불안한 상태가 계속되면 총을 들고 싶은 유혹도 그만큼 강해질 수밖에 없다.

내전 과정에서 시민군이 손에 넣은 무기의 종류와 수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무기가 테러단체에 넘어가 사용될 경우 리비아에는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