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던 ‘신라면 블랙’ 결국 생산 안한다… 출시 4개월 만에 중단
입력 2011-08-30 19:11
비싼 가격과 허위·과장 광고로 논란이 됐던 신라면 블랙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신라면 블랙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4월 출시된 지 4개월 만이다.
신라면 블랙의 생산이 중단된 것은 라면 제품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신라면 블랙은 ‘설렁탕의 영양을 담았다’는 콘셉트로 지난 4월 기존 라면 배 정도의 가격에 출시됐다. 출시 당시 대형 할인마트에선 1320∼1340원, 편의점에선 1700원에 판매됐다. 오픈프라이스제 적용 품목에서 제외되고 나서는 소비자권장가를 1600원으로 정했다가 비난 여론에 1450원으로 내리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신라면 블랙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 혐의가 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가격 논란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양가 면에서 다른 라면보다 뛰어나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라면 블랙은 제품이 출시된 4월 매출액 90억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5월엔 60억원, 6월엔 전월의 절반인 30억원, 지난달엔 25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신라면 블랙은 1700원에 판매되는데 신라면은 항상 할인행사를 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650원까지 가격이 내려가 있는 상태”라며 “세 배 가까이 되는 돈을 주고 소비자가 신라면 블랙을 선택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측은 신라면 블랙의 생산이 완전히 멈춘 것이 아니라 ‘한시적 중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다시 생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물가가 올라 소비자들이 신라면 블랙을 찾지 않고 있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며 “수요가 있으면 다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