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중 1곳 ‘2010년보다 밑진 장사’

입력 2011-08-30 19:04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사 10곳 중 1곳은 지난해에 비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7% 넘게 감소했다. 1분기(1∼3월)에 비해 2분기(4∼6월)의 실적 악화가 뚜렷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151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6개사(10.6%)로 집계됐다. 연결재무제표는 모기업과 종속기업을 하나로 보고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나타낸 재무제표로 국제회계기준을 따른다. 흑자 전환 기업이 3곳에 불과했던 반면,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12곳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전체적인 상반기 순이익도 감소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151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41조67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5조475억원)보다 7.49% 줄어들었다. 특히 전기전자(IT)업종 실적 악화가 눈에 띈다. IT업종은 지난해에 비해 37.68% 순이익이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 1조2034억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941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상반기 9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익 규모가 지난해 동기(1조5310억원)에 비해 93.9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대표주 삼성전자의 상반기 순이익(6조2911억원)은 전체 기업 중 가장 규모가 컸지만, 지난해 동기(8조2706억원)와 비교해 23.9% 감소한 수치였다.

저운임·고유가의 영향으로 운수창고업과 전기가스업도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하위 1위인 한국전력공사는 올 상반기 1조60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1조537억원)에 이어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하위 2∼4위인 한진해운(-4146억원), 현대상선(-2063억원), 현대엘리베이터(-1287억원) 등의 순손실 폭도 컸다. 두산건설(-257억원), 한진중공업(-206억원) 등도 적자 전환했다.

대기업들의 실적은 올 1분기보다 2분기에 더욱 악화됐다. 2분기 순이익은 20조1208억원으로 1분기(21조5519억원)에 비해 1조4311억원(6.64%) 감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반도체·LCD 등 IT제품 가격 약세, 유가 상승 등이 점점 대기업 실적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소수 간판 기업의 영향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53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4633억원으로 지난해(1962억원)에 비해 136.14% 증가했다. 태양광사업 업체 오성엘에스티, 정보통신업체 SK브로드밴드가 큰 폭으로 흑자 전환하며 순이익을 늘렸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