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볼트 실격 억울”… 동료 블레이크의 무릎 먼저 움찔

입력 2011-08-30 19:01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100m 부정 출발 실격이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등은 30일(한국시간) “육상 팬들 사이에서 블레이크(사진)가 볼트보다 먼저 움직이는 바람에 볼트가 부정 출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볼트는 총성이 울리기 전에 출발해 실격 처리됐다. 그런데, 100m 출발 동영상을 다시 보면 볼트의 바로 옆 레인에 자리 잡고 있는 블레이크의 무릎이 먼저 움찔(twitch)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스타팅 블록 센서가 이를 잡아내지 못했고, 블레이크는 볼트가 실격한 뒤 치러진 경기에서 9초92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정에 따르면 경주에 나선 선수들은 출발 직전 ‘차려(Set)’ 자세에서 움직이면 안 된다. 실제로 영국의 드웨인 챔버스는 이번 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출발 전 어깨를 움찔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따라서 100m 결승에서도 볼트가 아니라 블레이크가 실격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로드 코 IAAF 부회장은 “차려 자세에서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감지하는 정밀성이 떨어진다”고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블레이크 책임론’이 더 이상 확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당사자인 볼트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199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스프린터로 현재 육상 해설가인 아토 볼든 등도 “블레이크가 볼트를 만나면 멈칫하겠지만 사과할 필요는 없다”면서 “두 선수 모두 당시 자기의 레인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