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카드’ 논란… 차출說 정몽준·홍준표는 펄쩍
입력 2011-08-30 22:35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문제로 내홍에 휩싸일 조짐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이후 다소 어려워보이던 선거 판세가 곽노현 교육감 사태로 반전되면서다. 당내 각 정치세력 간 견제가 치열해지면서 후보 선정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선 나경원 최고위원이 앞서 있다. 오 전 시장 사퇴 직후까지만 해도 당에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그에게 “장렬히 전사하더라도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해 왔다. 하지만 ‘곽노현 사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나 최고위원이 나서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원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친박근혜계는 물론 소장파 그룹에서도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했다.
나 최고위원이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적극 지지했던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준표 대표는 30일 강원도 홍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세훈 아바타는 안 된다”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나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필승 후보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심지어 당에서는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 차출설에 이어 홍 대표 차출설까지 나온 상태다. 홍 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겠다고 했다. 지금 서울시장직에 나설 정도로 무책임하지 않다”며 “나를 내보내면 결국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될 텐데, 그런(차출설) 식으로 당을 흔들어 당권을 잡으려는 일부 세력의 책동”이라고 반박했다.
비장의 외부영입 카드에 오르내리는 후보군도 다양하다. 김황식 국무총리부터 정운찬 전 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아예 참신한 비정치권 인사를 내세우자며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어필하고 있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 얘기도 돈다.
이런 가운데 소장파 그룹인 ‘새로운 한나라’는 이날 모임을 갖고 “후보 찾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바람직한 당의 진로, 정책, 비전제시 등에 걸맞은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구상찬 의원은 “박지성이 유능하다고 박지성을 골키퍼로 넣을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