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수상한’ 송금 적발 금융정보원이 결정적 역할”… 직접 제보 혹은 검찰 요청 수용說

입력 2011-08-29 22:09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진 고액 현금거래 정보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자금 전달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FIU는 1000만원 이상의 수상한 금융거래, 2000만원 이상의 현금 인출에 대해 금융회사로부터 일일이 거래 내역을 보고받고 있다.

29일 금융권에서는 FIU가 곽 교육감의 거액 송금에 대해 검찰에 제보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보가 아니라면 검찰이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의 거래 정보를 FIU에 요청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곽 교육감이 현금이 아닌 공개적인 은행 계좌를 통해 거액을 전달해 자금 전달 과정이 금융 당국에 이미 포착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FIU는 일단 검찰 제보 여부에 대해서는 특정인의 금융거래 정보라는 이유로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FIU 관계자는 “보고받을 때에도 현금거래 사실만 알게 될 뿐 거래 목적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달 평균 수만 건에 이르는 많은 거래를 분석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IU가 어떤 형태로든 곽 교육감의 자금 전달 정보를 갖고 있고, 법집행 기관과 공조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FIU의 ‘역할’ 관측은 설득력을 갖는다. 다른 FIU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혐의가 있는 특정인의 거래 정보를 요청하면 심사를 거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1년 만들어진 FIU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세탁 관련 혐의 거래 등 금융 정보를 수집·분석해 법집행 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FIU에 보고된 의심거래 및 고액 현금거래 정보는 23만6000여건이다. FIU가 심사를 거쳐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제공한 건수도 1만2000건에 달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