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400m 결선진출 실패

입력 2011-08-29 22:21

400m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의 아름다운 도전은 계속된다.

피스토리우스는 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준결승전 3조에서 46.19로 조 최하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전날 열린 예선 1라운드에서 45초39를 기록, 5조 3위에 올라 각 조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지만 준결승전에서는 이보다 저조한 기록을 냈다.

비록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두 다리가 절단된 중증 장애인으로서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데 이어 준결승 진출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으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7번 레인을 배정받은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긴장된 표정으로 웃으며 오른손을 들고 환호하는 관중에게 답례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의족으로 인해 출발 반응 속도는 0.294초로 3조에서 가장 늦었지만 120m쯤부터 가속을 붙이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300m 지점을 돌면서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며 결국 8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비록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관중의 환호는 대단했다. 피스토리우스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레인별 소개에서도 피스토리우스의 이름이 불리자 앞서보다 더 큰 박수가 이어졌다. 출발 총성이 울린 이후 앞선 두 번의 예선보다 훨씬 큰 응원의 목소리가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레이스가 거듭될수록 그의 스피드가 다른 선수들에게 밀리며 뒤처지자 안타까운 듯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결국 피스토리우스는 전체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큰 박수와 격려가 이어졌다.

피스토리우스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남자 1600m 계주 예선에 남아공 대표로 출전, 다시 한 번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다.

이 종목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라숀 메릿(25·미국)이 준결승 1조 경기에서 44초76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무난히 결승에 진출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