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조 ‘태업’ 위한 업무 복귀… 사측 “못믿겠다” 폐쇄지점 문 안열어
입력 2011-08-29 19:13
은행업계 최장기 파업을 하고 있는 SC제일은행 노조가 일단 영업점에 복귀했다. 그러나 ‘태업’ 시위를 위한 것이어서 당장 업무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 노조 2600여명은 29일 오전 9시30분 일제히 400여개 지점에 출근했다. 업무 준비까지 마쳤지만 정작 일선에 투입되지는 못했다. 사측이 폐쇄한 42개 지점 모두 이날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노조가 부분파업이나 자사 은행상품 불매운동 등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폐쇄된 지점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선 업무를 노조원에게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사측은 두 달여 동안 파업해온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업무 현황에 대한 설명만 진행했다.
장기간 거리를 둔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장장환 금융노조 조직부위원장은 “노조원이 ‘고객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소감문을 작성치 않으면 은행이 일선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단 복귀한 만큼 당분간 출근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일단 31일 하루짜리 파업을 시행한 뒤 사측의 대응에 따라 파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노조원이 일선에 복귀하더라도 자사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한편 점심시간에 일제히 자리비우기 등 태업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특히 파업에 불참하거나 중도에 복귀한 노조원 100여명에 대해 노조 제명 등의 징계를 할 예정이어서 ‘노노 갈등’도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측은 일단 노조의 징계방침이 사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