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오바마 ‘입’… 경기부양책 내놓을까

입력 2011-08-29 21:33


“이번에는 오바마 입을 바라볼 차례다.”

지난 한 주 내내 26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미국 잭슨홀 콘퍼런스 연설에 쏠렸던 증권업계의 관심이 이번에는 다음 달 5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근로자의 날 연설로 모이고 있다. 미 정부가 고용 및 성장 촉진책을 내놓으리라는 관측 때문이다. 여기에 버냉키 의장이 추가 통화정책 가능성을 높인 데 대한 기대감까지 보태져 당분간 증시에 훈풍이 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의 경제지표 발표와 유럽의 재정정책 등 변수가 많아 급등락 장세는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0.55포인트(2.84%) 상승한 1829.50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2% 이상 올랐다. 미국 증시는 지난 26일 버냉키 의장 연설이 끝난 직후 상승세를 타 이날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21%, 나스닥지수는 2.49% 상승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 카드에 대한 기대감이다. 경기부양책의 초점은 고용 촉진에 맞춰질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정책 전문가인 앨런 크루거 프리스턴대 교수를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바마 정부 출범 직후 2년간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실업급여 연장과 사회보장소득세율 연장,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으며, 신한금융투자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재정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심리를 개선시킨다는 차원에서 기업 인프라 확충, 세제 지원, 주택경기 부양 지원책 등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다음 달 초까지 국내외에서 발표될 각종 경기지표는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다음 달 1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ISM제조업지수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 50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가 50 이하라는 것은 업계에서 경기 전망을 나쁘게 본다는 뜻이다. 같은 날 나올 중국 PMI제조업지수,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및 수출입동향과 그 다음날 미국 8월 고용자수 및 실업률도 영향력이 큰 지표들이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9월 금융시장에서 주시할 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의 강도와 태도”라면서 “유럽의 신용경색 위험이 해소된다면 주가 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코스피 1700선 이하로의 폭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