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카다피 며느리… “말 안듣는다” 유모 머리에 끓는 물

입력 2011-08-29 21:32


무아마르 카다피의 5남 한니발의 집에서 끔찍한 모습을 한 유모가 발견됐다. 화상으로 머리카락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얼굴은 살갗이 벗겨져 시뻘겠다. 그녀에게 화상을 입힌 장본인은 한니발의 아내이자 카다피의 며느리 에일린이다.

에티오피아 출신 유모 샤이가 물라(30)가 화상을 입은 건 석 달 전이었다.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에일린은 이성을 잃었다. 아이를 때리라는 명령을 물라는 거부했다. 그러자 에일린은 물라를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묶었다. 펄펄 끓는 물을 물라의 머리에 끼얹었다.

물라는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취재진에 상처를 보여줬다. 가슴, 다리 등 몸 전체에 화상으로 생긴 커다란 반점이 있었다. 검붉게 얼룩진 그녀의 머리에서는 고름이 흘러나왔다.

물라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경비원 하나가 그녀를 병원에 데려갔는데 그 일이 들통 났다. 에일린은 경비원에게 한번 더 그러면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겁을 줬다. 물라는 “에일린이 나를 가둬 아무도 내 모습을 못 봤다. 머리에선 구더기가 나왔다”고 했다. 물라는 에일린의 지시로 3일 동안 집 밖에서 추위에 떨며 굶은 적도 있다. 지중해가 한눈에 보이는 트리폴리 서부 한니발의 초호화 저택에서 일어난 일이다. 물라는 “1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병원 가서 치료받고 싶지만 돈이 없다”며 취재진 앞에서 흐느꼈다.

한편 카다피 측 군부대는 그의 고향인 시르테로 이동하면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쓰고 있다고 시민군이 밝혔다. 시르테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히쉬라는 마을에 카다피군이 들어가 그곳 시민을 인질로 붙잡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 무리의 시민군은 동부 벵가지 방향에서, 또 다른 시민군 부대는 미스라타 방향에서 시르테로 진격 중이다. 시민군 지도자들은 열흘 안에 시르테 점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시르테 주요 군 시설을 공습하고 있다.

다른 한편 영국이 겉으로는 아랍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면서 뒤로는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월 영국의 북아프리카 및 중동에 대한 무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까이 증가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은 리비아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에 3050만 파운드(약 537억원)어치의 저격소총 등을 팔았다. 무기는 반정부 진압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군수업체는 아랍국 주재 영국 대사들과 무기 수출 증진을 위한 회의까지 준비 중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