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블라시치 “몸상태 100% 아니지만 대회 3연패 이루겠다”

입력 2011-08-29 18:23


높이뛰기 종목 배면뛰기의 창시자 딕 포스베리(64·미국)와 여자 높이뛰기의 미녀스타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29일 오전 대구 스타디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스베리는 배면뛰기를 고안한 이유에 대해 “당시 나보다 나은 선수가 많았지만 내 장점은 지기 싫어하고 이기기 위해 뭐든지 하려고 하는 데 있었다”면서 “고교시절 내가 잘 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그러한 기술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 당시는 내 스타일을 사용하는 선수가 없었다. 그런데 43년이 지난 지금 모든 선수가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배면뛰기는 가로로 달려가서 몸을 비틀어 머리부터 바를 뛰어넘는 방식이다. 포스베리 이전까지는 바를 양다리로 걸터 타듯이 뛰어넘는 가위뛰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포스베리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배면뛰기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현재는 모든 높이뛰기 선수가 배면뛰기로 바를 넘는다. 포스베리는 이를 통해 고정관념 타파와 상식파괴의 상징적인 인물로 각광받고 있으며, 배면뛰기는 그의 이름을 따 ‘포스베리 플랍’이라고 불린다.

포스베리는 이어 함께 자리한 여자 높이뛰기 1인자 블라시치에 대해 “내 이름이 붙은 기술이 나왔고 전 세계를 돌며 블라시치와 같은 유명한 선수들도 만나고 있다”면서 “블라시치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에게 내가 배면뛰기로 기여를 했다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블라시치는 “신 기술을 만든 분과 함께 서서 영광”이라며 “챔피언십 타이틀을 두 개밖에 따지 못해 내 자신이 작게 느껴진다”고 화답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높이뛰기 3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블라시치는 다만 이번 대구 대회에서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블라시치는 “다친 왼쪽 다리에 하루 두 번씩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라며 “고민이 많았지만 나오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출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대회 전망에 대해서는 “앞으로 나아지리라 믿으며 지금의 컨디션 안에서 100%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블라시치는 1m93의 늘씬한 몸매와 우아한 점프를 자랑한다. 특히 바를 넘고 귀여운 댄스를 선보이는 쇼맨십도 뛰어나다. 블라시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댄스 세리머니를 펼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출전 여부를 고심하느라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춤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며, 새로운 댄스를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