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가을, 소설 원작 연극 무대가 부른다… 문학 작품 공연 잇따라
입력 2011-08-29 17:58
가을 연극 무대를 찾는 관객들이 마주할 키워드는 ‘문학’이다.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여러 편이 무대에 잇따라 오를 예정이라 원작과 연극을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우선 눈에 띄는 건 김하인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국화꽃 향기’다.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여자와 그녀 곁을 지키는 남자의 사랑을 그린 통속극으로, 2003년 장진영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소설에서처럼 연극도 세 주인공 ‘승우’와 ‘미주,’ ‘정란’의 스무 살 시절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을 따라간다. 다음 달 1일부터 10월 9일까지 서울 대학로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일본 작가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도 있다. 결혼의 씁쓸한 뒷면과 이혼 후 찾아오는 미련에 대한 이야기로 벌써부터 드라마 마니아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우성 손예진이 맡았던 역할에는 김다현 김영필 박시은 주인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9월 23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탄탄하고 정교한 텍스트 덕택에 소설은 오랫동안 연극과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의 원작으로 사랑받아왔다. 관객들도 원작에 대한 신뢰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텍스트뿐 아니라 유럽 대문호들의 고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여러 편 눈에 띄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괴테와 서머싯 몸, 니콜라이 고골 등이다.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고골은 ‘외투’에서 외투를 도둑맞은 소심한 주인공을 통해 자본의 세계에 사는 인간의 허위와 위선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이 작품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다음 달 14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원형무대 제작.
‘우어파우스트’는 25세의 괴테가 집필한 작품으로, 명작 ‘파우스트’의 초고가 된 텍스트로 알려져 있다. ‘우어파우스트’는 명동예술극장 기획 작품으로 다음 달 3일부터 10월 3일까지 공연된다. 정보석 이남희 정규수 등 출연. 이외에 서머싯 몸의 소설을 원작으로 결혼 15년차 부부의 딜레마를 그린 ‘아내라는 직업의 여인’이 9월 7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