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노경남 (10) “부흥 만큼 기독 지도자 양성 급선무”
입력 2011-08-29 19:14
내가 기독교 대안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총신대 김의원 전 총장님 덕분이다. 나는 ‘영어주일학교 교사 양성을 위한 과정’을 2003년 3월부터 서울 사당동 총신대 사회교육원에서 진행했다. 그때 김 총장님은 나를 불러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 주셨다.
“나라의 미래는 교육에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며 기독교 세계관을 지닌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행위(Doing)가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Being)가 먼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교사를 양성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노 선생님이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해 주십시오.”
김 총장님은 지금도 굿뉴스사관학교가 매년 진행하고 있는 ‘굿뉴스 명문가 빕(VIP) 캠프’에 오셔서 하나님의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차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정복할 수 있는 5차원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획일화된 대량생산보다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이 가치가 높은 세상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식 정보화시대 학생 개개인의 소질에 맞는 다품종 소량생산 교육을 해야 합니다.”
김 총장님과 대화를 하면서 교회학교의 부흥도 중요하지만 시대를 이끌고 갈 기독교 지도자를 길러내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 기독교 사관학교의 비전이 꿈틀거렸다. ‘하나님께서 기독교 사관생도를 길러내는 사명감을 주신다면 절대 순종해야겠다.’ 바른 인격과 신앙, 실력을 갖춘 지도자 양성의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 나라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2003년 9월 그동안 학원 강사와 과외교사를 하면서 터득한 경험을 모아 ‘조이 조이(Joy Joy) 학습법’(요단출판사)이라는 책을 냈다. ‘Joy’는 먼저 주님을 위해(Jesus), 그 다음은 다른 사람을 위해(Others),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Yourself) 살라는 의미가 있었다.
학생들은 수업 후 1시간이 지나면 교과 내용을 50%이상 잊어버리고 1개월이 지나면 배운 것의 대부분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험이 닥치면 벼락치기를 하는 습관이 배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수업이 끝난 직후 5분 내 복습을 하면 1개월간 지속되고, 1개월 후 복습을 하면 6개월간 기억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험생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념을 이해하고 기억해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에 있다. 결국 ‘Joy Joy 학습법’은 수업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형광펜과 색깔 볼펜을 활용해 중요 내용과 잘 모르는 내용, 틀린 문제를 구별해 복습하는 공부법이었다. 양손에 볼펜과 형광펜을 쥐고 중요 부분과 모르는 부분에 설명을 쓰거나 밑줄을 치게 함으로써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책 출간 이후 서울과 대전 울산 목포 제주 극동방송에서 공개강좌를 진행했다. 하지만 강좌를 진행하면서 금세 한계에 부닥치게 됐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공부의 기술만 배우기 위해 몰려들었지 성품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이대론 안 되겠다. 영성과 인격, 실력을 갖춘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선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영어주일학교 프로그램 보급과 Joy Joy 학습법 강연 등으로 1년에 250일 이상 외부 강연을 나갔다. 그렇게 동분서주하게 지내던 2005년 9월 내 인생의 최대 고비가 닥쳐왔다. 프렌차이즈 학원 교사 교육을 하던 중 부모와 함께 왔던 16개월 된 아이가 4층 난간에서 추락한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