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수방랑기(13)
입력 2011-08-29 14:47
[미션라이프]
청년 예수 방랑기
의처증, 의부증, 의예증
토요일 좀 늦은 저녁이었습니다. 아직 목양실에 남아 있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확신교회> ‘뚝심 전도사’였습니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 곧바로 교회를 개척했다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아직 안 주무시지요? 멘토링을 꼭 받아야 할 긴급한 일이 있어 밤늦게 전화 드렸어요.”
“무슨 일인지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지요. 시간 걱정일랑 마시고.”
그래서 상담이 시작되었습니다. 확신교회는 개척 1년 만에 어린이까지 60명 넘게 출석하는 규모로 자랐습니다. 아직 임대건물에서 모이지만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함생체였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부터 난 데 없는 사고가 연속 터졌습니다.
“너, 내 여편네와 무슨 관계야?”
“뭐라고? 말이면 다 했어?”
예배 마치고 온 교우가 점심식사를 오순도순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험악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더니 두 남자가 악을 쓰며 몸싸움을 했고 친교시간은 아수라장이 되었답니다. 그들은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닌 친구였고 그 아내들 역시 자매처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 쪽은 의처증 다른 쪽은 의부증 환자가 되었답니다.
아무튼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은혜 충만했던 확신교회 안에 갑자기 미친 회오리바람이 불어 닥쳤답니다. 그런데 더 큰 고민은 담임전도사 아내의 의부증 증세였습니다.
“왜 우리 전도사님을 샐쭉 샐쭉 웃으며 따라다니는 거야?”
어떤 화장 좀 짙게 하고 색깔 강한 옷을 입은 여성도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의부증 신호탄이었습니다. 남편에게 피아노 반주자를 남자로 바꾸라고 강요하기도 했답니다. 피아노에 앉은 여고생이 예배시간 내내 남편 얼굴을 빠끔히 쳐다보는 걸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뚝심 전도사는 그 대목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저런, 의처의부증은 소리 없는 교회 킬러인데...... 그 미친바람이 소용돌이치고 있군요. 허지만 염려는 하늘에 맡기세요. 전도사님에게 의심병 치료능력을 부어주시려는 그분의 훈련계획일 뿐이니까요.”
울음이 진정되면서 나 예수는 비법 한 가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말씀은 ‘성령의 칼’(엡6:17)이므로 이 칼로 의심의 싹을 뿌리째 잘라내는 비법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도마도 의예증 환자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사신 것을 죽어도 못 믿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도마의 그 의심병을 감쪽같이 고치셨습니다. 의심은 사탄이 뿌려놓는 씨앗이기에 의심병을 고치려면 먼저 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사탄을 싸악 몰아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의 영 곧 성령님을 뇌와 심장은 물론 신경 속에까지 모셔 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 의심할 것은 결코 상대편이 아니고 바로 나 자신이구나’ 그걸 깨닫게 됩니다.”
전화상담이 있던 다음 날 뚝심 전도사의 주일예배 설교의 핵심입니다. 물론 나 예수에게서 전수받은 것이지요. 그리고 그 날부터 확신교회는 40일 동안 “의심병 잘라내기 특별기도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먼저 의심병으로 남편, 아내, 친구, 아니 교회와 주님까지 크게 괴롭힌 것을 철저히 회개시키기도 했고요.
그 때로부터 확신교회에는 의심병은 어떤 것이든 전혀 발붙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런 소문이 퍼지면서 의처의부증으로 고통당하는 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들도 확신교회를 가리켜 ‘의심병 치료센터’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