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남 100m 어부지리 우승 블레이크는

입력 2011-08-29 00:35


남자 100m에서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23)는 자메이카의 ‘떠오르는 별’로 이번 대회에서 우사인 볼트의 독주를 막을 다크호스로 꼽혔었다.

1990년대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미국의 스프린터 모리스 그린은 대회를 앞두고 블레이크를 100m 우승자로 꼽은 바 있다. NBC 해설위원으로 대구에 온 그린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볼트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이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올 시즌 준비가 늦었기 때문에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레이크는 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라면서 “자신감과 정신력이 좋아 자신보다 빠른 선수들과 뛰는 것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타입”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1997년 아테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육상 해설가로 활동 중인 아토 볼든(트리니다드토바고)도 블레이크를 주목했다. 볼든은 지난 24일 100m 경기를 전망하면서 아사파 파월이 1위, 블레이크가 2위, 볼트를 3위로 꼽았다. 파월이 이틀 전 허벅지 부상으로 100m 불참을 선언했기에 블레이크가 제일 앞 순위가 된 셈이다.

블레이크는 개인 최고 기록이 지난해 작성한 9초89지만 최근 기록이 상승세여서 육상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특히 올해 22살로 자메이카 단거리 대표팀에서도 가장 막내여서 볼트의 대항마로 강력하게 부상했다.

블레이크는 우승 후 “볼트가 부정 출발한 것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다. 볼트는 부정 출발을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엔 기계 오작동인지 알았다”면서도 “난 항상 100m만 생각했다. 우승해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또 강화된 부정출발 규정에 대해선 “일부 선수들이 이전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바뀐 규정으로 선수들이 더욱더 집중해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