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에티오피아 제일란, 1만m 우승…5연패 도전 베켈레, 중도 기권
입력 2011-08-28 21:40
영원한 챔피언은 없었다.
21세기 육상 남자 장거리의 ‘지존’이었던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의 사상 첫 5연패 여부로 큰 관심을 모았던 1만m 금메달은 에티오피아의 또 다른 철각 이브라힘 제일란(23)에게 넘어갔다. 2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1만m 경기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베켈레는 10바퀴를 남겨 두고 기권했다.
1990년대 육상 남자 장거리를 평정했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의 훈련 파트너였던 베켈레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게브르셀라시에를 넘어선 뒤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1만m를 4연패했다. 이날 대구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 베켈레는 세계선수권대회 트랙 종목 사상 전무후무한 5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해 또 한 번의 전설을 작성할 뻔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허벅지 부상으로 1년 넘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왕좌를 내줬다.
제일란은 이날 경기에서 27분13초81의 기록으로 영국의 모하메드 파라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세계주니어대회 1만m 챔피언이자 2008년 세계 주니어 크로스컨트리대회 우승자인 제일란은 이날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레이스에서 마지막 바퀴까지 파라에게 뒤져 2위에 머무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4코너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역주를 펼쳐 결승선 50m를 앞두고 파라를 추월해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밟았다. 소말리아 출신으로 영국으로 귀화해 유럽 챔피언에 등극한 파라는 막판 100m에서 우위를 지키지 못해 은메달에 그쳤다. 전날 여자 1만m와 여자 마라톤에서 라이벌 케냐에 모두 금메달을 내줘 장거리 왕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던 에티오피아는 이날 남자 1만m에서 아성을 지키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여자 멀리뛰기의 브리트니 리즈(25·미국)와 남자 10종 경기의 트레이 하디(27·미국)가 나란히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리즈는 6m82를 뛰어 올가 쿠체렌코(러시아·6m77)와 이네타 라데비카(라트비아·6m76)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하디는 이틀간 열린 8개 종목에서 8607점을 받아 팀 동료 애쉬턴 이튼(8505점)을 제압했다.
여자 원반던지기에서는 중국의 리옌펑(32)이 66m52를 던져 65m97을 날린 독일의 나디네 뮐러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