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대회 개막식서 애국가 부른 김예음양… “조수미 선생님처럼 되고싶어요”

입력 2011-08-28 20:09

“조수미 선생님 같은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27일 밤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반주 독창으로 애국가를 불러 잔잔한 감동을 안긴 김예음(11·대구영신초 4년)양. 큰 대회 개회식 국가는 통상 유명가수나 성악가들이 부르는 것이 관례이지만 김양은 이례적으로 어린 나이에 큰 무대에 올랐다.

김양은 이미 1학년 때 대구 어린이 동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뒤 전국 어린이 종합예술제에서도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은 ‘노래 신동’이다. 대구시립 어린이 합창단원이기도 한 김양은 합창단원 3·4년생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에서 최종 선발됐다.

전 세계 육상 팬들 앞에서 애국가를 불러야 되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이번 행사를 앞두고 여러 번 울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11세 소녀답지 않은 책임감으로 하루 7시간씩 연습하며 이날을 준비해 왔다. 4세 때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로부터 말보다 노래부터 먼저 배우기 시작한 김양은 음색이 맑고 가사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성악가 조수미씨의 열렬한 팬으로 조수미 독창회는 빠지지 않고 찾아간다는 김양은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찬 음식은 물론 찬 바람도 쐬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김양의 이름은 ‘예수님의 음성’이라는 뜻이다. 교회에 자주 나가지 않던 김양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교회에서 노래하는 김양을 보기 위해 이제는 거의 매주 교회를 찾는다고 한다.

“개회식에서 애국가를 부를 때 정말로 많이 떨렸어요. 저도 조수미 선생님처럼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도 떨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노래하고 싶어요.”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