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정일 마중나간 정은… 충성 표시?
입력 2011-08-28 19:44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박7일간의 러시아·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6시)쯤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을 통과해 귀국했다.
후계자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당과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김 위원장을 국경에서 영접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귀국 시간과 국경역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김정은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지안과 맞닿은 자강도 만포역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 5월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도 국경까지 나가 김 위원장을 영접했었다. 이때도 고모인 김경희가 동행했다.
중앙통신은 “당과 군대의 책임 일꾼들은 2만여 리의 머나먼 노정을 이어가시며 사회주의 조국의 부강 번영사에 아로새겨질 불멸의 대외활동 업적을 쌓으시고 조국에 무사히 돌아오신 위대한 장군님께 전체 군대와 인민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삼가 축원의 꽃바구니를 드리면서 외국방문 성과를 열렬히 축하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5월에 이어 김정은의 국경 영접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성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김정은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 부재중에도 김정은이 대과(大過) 없이 북한을 통치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영접에 김경희가 동행한 사실을 잇달아 보도한 것 또한 김정은 후계체계가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도 후계 수업을 받을 때인 1982년 9월 김일성 주석의 중국 방문 때 평양역에 나가 김 주석을 전송하고, 귀국 땐 영접을 나가 2인자 입지를 착실하게 다져나갔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길을 답습함으로써 아버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