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통신] 강화된 실격처리 규정 탓 우승후보도 부정출발 퇴장

입력 2011-08-28 21:42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개막 2일째인 28일 관중들은 오후 들어 대구스타디움 상단석 절반까지 가득 메우면서 관중석이 텅 빌 것이란 당초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번 대회 들어 한층 강화된 실격 처리 규정으로 우승후보마저 트랙을 달려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지난해부터 부정 출발을 한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리했다. 지난 대회까지는 한 차례 부정 출발은 용인하고 두 번째로 부정 출발한 선수만 실격 처리했었다.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국의 크리스틴 오후루구(27)는 27일 여자 400m 예선 경기에서 총성이 울리기 전에 먼저 출발해 바로 실격 처리됐다. 남자 100m의 김국영(20·안양시청)과 아드리안 그리피스(바레인), 남자 400m의 압두 라자크 사마(나이지리아), 여자 100m의 율리아 카마라(기니)도 단 한 번의 실수로 트랙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IAAF의 강력한 반도핑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AAF는 등록한 1945명의 선수 중 75%인 1400명가량이 자발적으로 이미 혈액 샘플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IAAF는 선수 전원의 혈액을 채집해 ‘생체여권’을 만들고 약물 복용 여부를 엄격히 가리겠다고 선언했다. 대구시 율하동 선수촌에 자리 잡은 도핑방지위원회 사무실에는 혈액 샘플을 든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대회 주관 방송사인 KBS의 생중계 시간이 턱없이 적다는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오후 KBS의 육상선수권대회 홈페이지 응원게시판에는 응원글 대신 ‘중계를 늘리라’는 200여개의 항의성 댓글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불만이 크다.

KBS 배재성 홍보실장은 “대회 초반이라 비중 있는 경기가 적어 중계 비중을 늘리지 않았다”며 “시청자들의 불만을 감안해 중계에 대한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