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현대그룹 백기사 나서는 대우조선 현대상선 지분 2% 정도 매입키로
입력 2011-08-28 18:50
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밀월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여 현대그룹의 지배권 방어를 돕는 ‘백기사’로까지 나설 작정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대우조선해양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이 회사를 특별관계자로 추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 보통주를 2% 또는 1000억원에 해당하는 수량 중 적은 수량을 선택해 장내 매입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분 취득을 완료하면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의결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내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을 지배하고, 현대상선이 현대증권·현대아산·현대택배 등 나머지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구조다.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과의 밀월 관계는 지난 23일 표면화됐다.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과 1만3100TEU(1TEU는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현대상선이 선박 건조를 맡긴 주거래처는 현대중공업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전략적 협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우호 주주가 39.64%를 갖고 있다. 현 회장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가(家)에 속하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현대건설은 각각 23.66%, 7.71%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