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련’ 기업간 양극화 심화… 우량기업에 자금 쏠려 비우량 한숨만

입력 2011-08-28 18:38

자금시장에서 초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탓에 초우량기업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비우량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추석 자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수익률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을 뺀 신용스프레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0.83% 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를 일컫는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그동안 0.60% 포인트 초반을 유지하던 신용스프레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0.20% 포인트가량 높아져 연중 최고치(0.77% 포인트)를 넘어섰다. 특히 투자등급 최하위인 BBB-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6.68% 포인트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수준으로 치솟았다. 리먼 파산 전에는 4% 포인트대였다.

한국기업평가사가 BBB-등급 이상 259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건설사의 자금 조달이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등으로 자산건전성 우려가 있는 캐피탈사도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초우량기업들은 저금리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힘입어 초저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발행된 KT의 5년물과 7년물 회사채는 각각 3.94%, 3.99%에 발행돼 4%를 밑돌았다. 내달 초 5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포스코도 금리 4% 이하로 자금을 조달할 생각이다. 두 회사의 회사채 발행금리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65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을 쇠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전체의 44.0%에 달했다.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는 곳은 18.0%에 불과했다. 특히 곤란을 겪는다는 대답은 중기업(28.6%)보다 소기업(46.5%), 수출기업(31.8%)보다는 내수기업(47.1%)에서 많았다.

고세욱 임세정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