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임옥상의 ‘토탈아트’] 물·불·철·살·흙… ‘5색 이야기’
입력 2011-08-28 17:37
미 공군 사격장이 있던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에 민중미술을 설치하고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벽화작업을 하는 등 전방위 예술 활동을 벌인 임옥상(61) 작가가 8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9월 18일까지 마련하는 ‘임옥상의 토탈아트’ 전으로 물, 불, 철, 살, 흙 등 5가지를 소재로 다룬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사회에 대해 이것저것 할 말이 많아 오랫동안 전시를 열지 못했다는 작가는 그동안의 열정을 한꺼번에 쏟아부으려는 듯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강렬한 색채의 꽃 그림이 눈길을 끈다. 눈이 달린 꽃, 입술이 있는 꽃, 벌레 먹은 꽃 등을 통해 피고 지는 생명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붉게 칠한 경복궁과 자금성 그림도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흙 작업이다. 흙을 다져 커다란 입방체 모양의 화면을 만들어 사람들의 얼굴을 새겨 넣은 작품을 전시장에 들여놓았다. 작가는 “물감이 생기기 전 미술재료의 근원이었던 흙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철 조각 ‘벤타에코미르’는 수명을 다한 제품들을 미술작품의 매체로 재활용해 환경에 대한 예술가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1989년 독일 함부르크 포름, 93년 호주 퀸즐랜드 트리엔날레, 95년 광주 비엔날레 등에 참가한 작가는 예술의 공공성을 확립한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예술가로 평가받는다.
“미술은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소통이며 또한 생태적, 공공적”이라고 정의하는 그의 작품은 사실 어렵다. 잘 팔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상업화랑에서 대규모 전시를 여는 집념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02-720-102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