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센 뮤지컬이 온다… ‘조로·페임·영웅·햄릿’ 호화 캐스팅·탄탄한 구성 하반기 공연 준비
입력 2011-08-28 22:06
올 하반기 개막하는 주요 뮤지컬 작품의 특성을 요약하자면 ‘대작’이다. 대개는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공연을 국내 기획사가 라이센스 형식으로 들여온 작품들이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스타 캐스팅으로 무장하고, 그에 더해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운 뮤지컬들이 작품 선택에 신중한 관객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우선 눈에 띄는 작품은 11월 4일 개막하는 ‘조로’다. 유명한 동명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검증받은 히트작. 검은 망토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귀족 조로의 활약을 그린, 뮤지컬계에선 가히 블록버스터라 할 만한 작품이다. 톱스타 조승우가 ‘지킬 앤 하이드’ 이후 복귀작으로 전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의 뮤지컬전용관 개관작이기도 하다. 공연은 내년 1월 15일까지 계속될 예정.
팬이라면 6년 만에 재개막하는 브로드웨이의 인기작 ‘페임’도 놓칠 수 없는 선택지다. 명문 공연예술학교 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화려한 음악이 강점. 제작사 측은 “한국의 정서를 감안, 6년 전 초연 당시보다 대폭적인 각색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래와 춤, 악기연주와 연기까지 다재다능해야 하는 주연배우 역에 최근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과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 등 한류스타들이 대거 발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현재 미국 뉴욕에 진출한 창작뮤지컬 ‘영웅’도 한국 뮤지컬로서는 유일하게 하반기 대작 뮤지컬 목록을 장식하는 이름이다. 뉴욕 공연 뒤 12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을 중심으로 안중근 열사의 생을 순차적으로 따라간 작품이다. 최근 뉴욕 진출 성과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햄릿’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체코 뮤지컬이다. 록과 재즈를 기반으로 한 음악, 유럽 뮤지컬 특유의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계의 샛별 박은태를 비롯, 김수용 윤공주 서범석 등이 출연한다. 10월 20일∼12월 17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이들 대작은 소극장 무대에 비해 스타 배우가 나선 경우가 많고, 콘텐츠도 대개는 이미 검증된 것이어서 일찌감치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조로’는 영국에서 초연한 이래 프랑스 브라질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며 그때마다 인기를 끌었던 작품. 조승우 외에도 김준현 박건형 조정은 등 뮤지컬계 별들이 캐스팅된 상태다. ‘영웅’ 역시 2009년 초연돼 상업적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페임’은 브로드웨이의 오래된 히트작인데다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것이 티켓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측이 강하다. ‘햄릿’도 2007년 국내 공연에서 흥행력을 인정받은 작품.
제작사들 입장에서도 1000∼2000석에 달하는 대형극장에서의 공연을 장기간 끌어가기 위해서는 콘텐츠 선택과 완성도, 캐스팅 등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작품들 중 다수가 남자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뮤지컬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20∼30대 여성층이 뮤지컬 관객 대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반영하는 현상”이라며 “여배우들은 남자배우들에 비해 아직 티켓 파워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당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티켓을 구입하는 관객은 결국 스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팬이라는 말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