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이틀째 다이빙궈 만나… '조건없이 6자 회담 복귀' 재차 확인

입력 2011-08-27 01:36
중국 방문 이틀째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6일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에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동해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지지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및 촉진을 위해 2005년 9·19공동성명을 모든 당사자들과 함께 완전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김 위원장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밝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에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또 헤이룽장성 치치하얼(齊齊哈爾)과 다칭에서 산업시설을 시찰했다. 치치하얼은 동북 지방에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곳이고, 다칭은 중국 최대 유전지대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전날 오후 러시아·중국 국경을 넘어 네이멍구자치구의 만저우리(滿洲里)와 후룬베이얼(呼倫貝爾)을 통과했다. 특별열차가 만저우리역에 도착했을 때 중국 측에서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 성광주(盛光祖) 철도부장,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당서기, 후룬베이얼시 서기와 시장 등이 영접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인사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영일·김양건·박도춘·태종수 당비서,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 오수용 함북 당 책임비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이기범 주선양 북한총영사 등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을 거쳐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으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지난해 8월 김 위원장 방중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회담했던 창춘 난후빈관(南湖賓館)은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예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김 위원장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한 가스관이 북한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26일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