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거점을 수도 트리폴리로 옮기고 본격적인 정권 수립에 나섰다. 하지만 트리폴리의 치안은 여전히 위태롭다.
알리 타후니 NTC 부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우리는 트리폴리에서 새 정부 활동에 착수할 것”이라며 업무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안전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트리폴리로 올 예정이다.
타후니 부위원장은 “2주 안에 중단된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타후니 부위원장은 “2~3주일 내로 50만~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공식 출범에도 불구하고 리비아는 막판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민군이 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트리폴리에 잔류한 카다피군과의 교전이 시가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치안 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민간인 희생도 늘고 있다.
트리폴리 도로 곳곳에는 핏자국이 흥건하다. 흰 천으로 덮인 시체들이 쌓여 있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천 밖으로 삐져나온 한 시체의 얼굴은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트리폴리 셰르 자위야 병원 영안실에서 25년간 일했다는 압델 라자크 라마단은 “지난 6개월간 55구의 시신이 안치소에 들어왔다. 그런데 최근 며칠 동안 들어온 시신만 170구에 이른다”며 참상을 전했다. 마취과 의사 오마르 압둘 아쉬르는 “최근 열흘간 너무 많은 사람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온다”며 “끔찍하고 슬프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보복성 민간 처형이 자행되고 있는 증거도 나오고 있다. 전날 트리폴리 중심가의 군 기지에서는 카다피군 30여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 가운데 몇 명의 손이 뒤로 묶여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들이 처형된 것 같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도 NTC를 리비아의 합법적 대표기구로 공식 인정하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와 나이지리아 외교 대표들은 전날 “리비아 NTC를 지지하고 대표기구로 공식 인정하자”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리폴리=노석조 특파원 stonebird@kmib.co.kr
“리비아 원유수출 2주내 재개할 것” 과도국가위, 트리폴리로 거점 옮겨 정권 수립
입력 2011-08-26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