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5년2개월여 동안 추진한 시정의 핵심은 ‘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로 대표되는 도시 경쟁력 강화 사업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로부터 ‘전시성 토목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이들 사업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경쟁력 강화 사업=오 시장은 민선 4기 모토를 ‘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서울’로 정했다. 한강을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 시장은 반포·뚝섬·여의도·난지 등 한강공원 4곳을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한강과 시내 도로변에는 자전거도로가 설치됐다. 지난 5월엔 한강에 세계 최대 규모 인공섬인 ‘세빛둥둥섬’을 개장했다.
디자인서울도 오 시장의 핵심사업이었다. 시내 50곳을 ‘디자인서울 거리’로 지정해 건물 겉면에 어지럽게 붙어있던 간판과 광고물을 일관된 디자인에 따라 정리하고 가로시설물의 형태도 다듬었다.
오 시장은 디자인서울 사업의 일환으로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세우도록 했다. 디자인 및 패션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상징적인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다.
오 시장은 아울러 여의도를 금융지구로 지정, 외국 자본 유치에 힘을 쏟았다. 마곡첨단산업용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벨연구소, 프라운호퍼 연구소, 메트로폴리스 국제연수원 아시아센터 등을 유치해 도시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사업들 대폭 축소 또는 좌초될 듯=오 시장의 주요 사업들은 대폭 축소되거나 좌초될 상황이다.
특히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백지화될 수 있다. 시의회 민주당 측은 서울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잇는 수로를 조성하는 서해뱃길 사업과 한강예술섬 건립사업 예산을 지난해 말 삭감했다. 서해뱃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양화대교 구조개선 사업의 경우 시는 예비비를 투입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중단될 위기에 몰렸다.
시의회로부터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지목됐던 디자인서울 사업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립 사업은 내년 완공을 앞둔 만큼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디자인서울 거리를 추가로 지정하는 등의 사업 확대는 어려워 보인다.
신대방동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노인복지 시설인 서남권 행복타운 건립사업 계획도 무산될 수 있다. 시의회 측은 “대규모 복지시설을 짓는 대신 각 자치구에 경로당 등 생활 밀착형 노인복지시설을 확충하라”며 계획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은 민자 유치, 국비 지원 요청 등을 모색하며 이들 사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26일 오 시장이 사퇴함에 따라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시는 오는 10월 26일 보궐선거로 새 시장이 부임할 때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시장 공백’ 상황에서는 예산 집행이 최소화되고 새로운 사업 추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김경택 기자
[오세훈 시장 사퇴 파장] ‘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 사업도 흔들
입력 2011-08-26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