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사퇴 파장] 홍준표 “吳, 집에 찾아왔기에 쫓아냈다”

입력 2011-08-26 22:19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6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당협위원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한테 세 번 농락당했다”며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렸다. 오 시장이 번번이 당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홍 대표가 언급한 첫 번째 농락은 오 시장이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민투표를 결정, 강행한 것을 지칭한다. 이어 주민투표율과 시장직 진퇴를 연계하고, 10월 초 사퇴 약속을 번복하고 즉각 사퇴를 결행한 게 두 번째와 세 번째 농락이다.

당 지도부는 이들 3개 사안을 놓고 오 시장의 결정을 강력 반대했었다. 특히 시장직 즉각 사퇴와 관련해서는 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서 10월 초로 미뤄야 한다며 만류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익이나 당보다도 개인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당인의 자세가 아니고 조직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당이 어떻게 되건, 10월 재보선이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는 것 아니냐. 그런 식으로 하려면 혼자 정치하지 왜 조직으로 하느냐”고 오 시장을 거듭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오 시장의 전화도 받지 않고 만남도 거부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어제 오 시장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또 일방적으로 (시장직 사퇴를) 통보할 것 같아 그냥 끊어버렸다”면서 “어젯밤 10시쯤 오 시장이 집으로 찾아왔기에 쫓아내면서 ‘앞으로 다시는 볼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오 시장이 사퇴를 발표한 이후에도 “오세훈은 이벤트로 출발해 이벤트로 끝났다. 오세훈은 오늘로 끝”이라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홍 대표 표정에는 오 시장에 대한 깊은 배신감이 배어 있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