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부세력의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가 650억 달러(70조3170억원) 규모의 리비아 국부펀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마흐무드 바디 해외자산 조사책임자는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투자청(LIA)이 관리하고 있는 국부펀드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국부펀드를 개인적 용도로 전용하고 수십억 달러를 횡령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디는 국부펀드가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LIA는 최대 40%의 투자손실을 입었다”면서 “자질이 부족한 카다피 일가도 문제지만 투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수수료만 많이 챙긴 헤지펀드와 서방 은행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해외 투자보다 국내 재건 사업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국부펀드는 알이슬람이 2006년 막대한 오일달러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신흥국들의 우량주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의 지분 7.2%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공식 운영은 LIA가 담당하지만 카다피 일가가 사실상 장악해 투명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는 미국 내 리비아 자산 15억 달러를 동결에서 해제했다고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자금은 5억 달러씩 3등분돼 리비아 긴급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국제구호기구에 5억 달러를 전달하고 전기와 연료, 내구재 공급에 5억 달러, 식품 공급을 위한 임시 금융시스템 구축에 5억 달러가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시민군, 리비아 국부펀드 조사… “카다피 일가 횡령 증거 추적”
입력 2011-08-26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