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외딴 섬 자은도에선 무슨일이?

입력 2011-08-26 18:11


“장래가 불투명한 개척교회 부흥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던 16년 전 수련회를 잊을 수 없어 다시 찾았습니다.”

전남 신안군의 아름다운 섬 자은島. 이곳 자은면 백산리 신광교회에서 22∼25일 아름다운 잔치가 열렸다. 제2차 자은수련회 행사에 참석한 김종만(67·충남 금산 도곡교회)목사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미자립 교회 목회를 하느라 고생했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휴가를 엄두도 못 내던 시절 자신을 초청해 영성을 되찾게 해준 신광교회가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

“16년 전인 1995년 8월 이곳 신광교회 담임이던 전진환(59) 목사가 뭍에서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 8쌍을 초청했답니다. 30분쯤 배 타고 섬에 도착했는데, 로뎀나무에서 엘리야가 위로를 받듯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올 때 마늘 한 보따리씩 들고 왔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요. 무엇보다 강사 목사님의 열정적인 강의에 큰 용기를 얻었지요.”

16년 전 수련회를 늘 감사히 여기던 목회자 부부 8쌍 중 7쌍이 이번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당시 받았던 은혜를 사모하고 옛 기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김 목사 부부를 비롯, 김병일(대전 예문교회), 양만홍(대전 쉴만한물가교회), 최장원(신안 자은신광교회), 전진환(목포 주향교회), 백수복(서울 광성교회 명예) 최동규(이천 대포리교회) 목사 부부 등이다. 그동안 교회 자립은 물론 건실한 교회 목회자가 된 이들은 서로 목회 내용을 간증하며 반가운 인사와 덕담을 건넸다.

이번 3박4일간의 수련회엔 7명의 목회자가 돌아가며 설교와 간증, 기도 순서를 맡았다. 특히 이번에는 이들 7명 목사가 자은도 내 8개 교회 목회자 부부를 모두 초청, 식사를 대접하고 성도들에게 신앙서적도 전달했다. 자은신광교회 성도들도 16년 전처럼 바다에서 갓 잡은 해산물로 손님들을 풍성하게 대접했다.

16년 전 당시 강사로 참여했던 백수복(73) 목사는 “참으로 의미 있고 아름다운 행사로 기억될 것”이라며 “자은 수련회의 뜻깊은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