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군기지 반대세력에 휘둘린 공권력

입력 2011-08-26 17:36

제주해군기지 건설작업을 방해한 강정마을 주민 등을 연행하던 경찰이 시위대에 억류되자 본분을 망각한 약속을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오후 공사현장에서 크레인 조립작업을 방해한 현행범 5명 가운데 3명은 곧 경찰서로 연행됐다. 그러나 2명은 시위대에 막혀 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차가 아닌 신부 차량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업무방해 현행범을 간단한 조사만 받고 풀어주고 증거도 무효화한다고 약속했다.

경찰이 불법행위자를 연행하며 시위대에 막힌 것은 무능하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연행 방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공권력을 행사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 범죄 증거를 무효로 한다는 약속을 한 것은 자질 문제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 약속을 지키려 검찰에 불구속 의견까지 냈다는 것이다. 검찰이 업무방해 혐의가 무거운 3명을 풀어주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현행범을 잡아가는 경찰을 막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피해자인 경찰이 이들을 풀어주려 한 것은 법의 무지를 떠나 자존심도 없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공무집행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을 감수해야 하는 중대한 범죄다. 이 범죄는 형법 제정 당시에는 벌금형 규정도 없어 입건될 경우 무조건 기소됐다. 1995년 형법 개정 때 벌금형이 추가됐을 뿐이다.

범죄혐의자를 체포하지도 못하고 시위대에 잡히는 경찰이라면 어떻게 치안을 맡길 수 있겠는가. 최근 수사개시권을 확보해 검찰로부터 독립할 준비를 갖춘 경찰의 대오각성이 요구된다. 국민이 경찰의 안위를 걱정해서야 되겠는가.

제주해군기지가 미 해군력 지원 없이 해양주권과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되는 것이라 해도 반대하는 국민들의 의사는 존중해줘야 한다. 문제는 의사표현 방법이다. 현행범을 체포해가는 경찰을 막는 것은 공권력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또 다른 범죄에 다름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공권력의 권위를 다시 세우고 기지반대세력은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