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복음의 자유를”… 2.6%뿐인 기독교인 신앙 보장하는 정권 교체 목소리

입력 2011-08-25 19:39

25일(한국시간) 리비아 시민군이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요새 곳곳을 점령한 가운데 수도 트리폴리는 시민군에 의한 해방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인명 살상이 벌어져 세계 크리스천들은 리비아의 평화를 위해 합심 기도를 드리고 있다.

리비아는 42년간 카다피가 철권통치를 하면서 선교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세계적 기도 정보지 ‘오퍼레이션월드’ 최근호에 따르면 리비아 인구 중 97%가 무슬림이고, 로마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 공동체는 2.6%에 불과하다. 그중 콥틱정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 성도 수가 가장 많다. 러시아·세르비아·그리스 정교회 등도 어렵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개신교 가운데는 성공회가 리비아 선교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

트리폴리에 있는 ‘그리스도 왕 성공회교회’ 함디 다오우드 신부는 최근 열린 금요 예배에서 카다피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예수님께서 중동을 흔들고 계시며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를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교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이주민 등이 출석하는 이 교회는 한때 250명이 믿음생활을 했다. 그러나 카다피 정권이 검문을 강화하면서 이주민이 바깥출입을 자제해 최근엔 20∼30명이 모인다.

리비아 교계 지도자들은 “복음 전파를 보장하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아랍월드미니스트리즈의 데이비드 인스 디렉터는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랍권 성도들이 이번 리비아 사태를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닉크 립켄(가명) 목사도 교단 언론인 ‘뱁티스트프레스’를 통해 “많은 사람이 리비아의 안정을 위해 기도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주님의 이름으로 복음 전파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기독대 소윤정(선교학과) 교수는 “기독교는 정교일치가 아닌 순수한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해 복음을 전해야 한다”며 리비아를 위한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