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 더 빛나는 영광 위해 뛰겠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크리스천 선수 6인의 기도

입력 2011-08-25 20:47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국내 선수 가운데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표방한 선수는 6명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2년간 강원도의 산속에서, 서해의 뻘밭에서 인간의 한계와 싸우며 남모르는 땀과 눈물을 뿌렸다.

신앙을 갈고닦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지친 몸이 쉬어야 할 저녁시간을 쪼개 매주 수요일마다 태릉선수촌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냥 예배만 드린 게 아니라 찬양 인도도 맡았다. 김건우가 찬양을 하는 동안 여호수아는 드럼을, 역도 국가대표 장미란은 피아노를 쳤다.

김건우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었다. 마음은 조급해지고 믿음도 흔들렸다. 하지만 장미란의 권유에 따라 찬양 인도를 하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는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필요로 하시는지 깨달았다”며 “그때부터 경기할 때마다 자신감이 넘치고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완치가 불가능해 보였던 다리도 감쪽같이 나았다. 이 모든 것이 신앙생활의 결과라고 그는 믿고 있다.

장대높이뛰기 국내 신기록 보유자인 최윤희는 올 4월부터 태릉선수촌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초신자다. 그는 하나님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나름 자신감이 생겼다. 경기할 때마다 생겼던 두려움이 사라진 것. 지난 6월에 열린 대표선수 최종 선발전에서 불안이나 긴장감을 떨친 것이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은 요소이기도 하다. 그는 선발전에서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신기록을 세운 건 나의 노력이나 실력 때문이 아니었다”며 “수많은 분의 응원 덕분이었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셨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윤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기독 선수의 목표 역시 우승이다. 하지만 그냥 우승이 아니다. 우승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고스란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태릉선수촌교회 윤덕신 전도사는 “전지훈련 등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예배와 기도를 빼먹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모습은 눈물겨웠다”며 “크리스천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도록 기도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7일부터 1주일간 계속된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