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후보 9명… 물밑 각축전

입력 2011-08-25 19:35

일본 차기 총리 자리가 걸린 민주당 대표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하다. 이 와중에 당내 최대 파벌을 거느린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이 ‘킹 메이커’ 역할을 하며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25일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9명 관심 보이는 난립 현상=민주당은 이날 당 대표 선거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현재까지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전 국토교통상 등 6명이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도 출마할 계획이다. 설명회에는 이들 관계자뿐 아니라 히라노 히로부미(平野博文) 전 관방장관과 히라오카 히데오(平岡秀夫) 총무 차관까지 모두 9개 진영에서 참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참석한 진영 모두가 출마할 가능성은 없지만, 후보 난립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유력 후보는 같은 ‘반(反)오자와’ 그룹에 속해 있는 마에하라 전 외무상과 노다 재무상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당 대표대행 등 반오자와 그룹은 당초 노다를 지원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다의 지지세가 확산되지 않자, 결국 당 안팎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마에하라가 나서게 됐다. 마에하라는 노다에게 “둘 중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사람을 지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오자와 입김만 세져=반오자와 그룹에서 두 명의 강력한 후보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선거 승패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쥐게 됐다. 오자와는 약 120명의 의원이 속한 당내 최대 파벌을 이끌고 있다.

반오자와 선봉에 서온 마에하라도 24일 오자와를 찾아가 “당이 단합해 국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도를 바란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오자와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자신과 파벌 의원들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관련, 오자와가 지원을 조건으로 자신의 파벌 측에 당 간사장 자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자와는 정치자금 문제로 당원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따라서 자신의 그룹에서 당 권력의 핵심인 간사장을 배출해 복권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노다는 아예 “당원 자격정지 처분 해제를 새 체제에서 판단하겠다”며 오자와 쪽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오자와도 고민이 많다. 마에하라를 대적할 후보가 마땅치 않고, ‘증세론’을 주장하는 노다도 탐탁지 않다. 특정 후보를 지원했다 패할 경우 구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