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BoA ‘구원투수’… 주가 폭락 등 위기 타개위해 50억 달러 투자 키로
입력 2011-08-26 01:13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주가 폭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BoA가 우선주 5만주를 주당 10만 달러에 버크셔해서웨이에 매도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받기로 한 배당률은 6%다. BoA는 5% 프리미엄을 주고 언제라도 조기상환할 수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보통주 7억주를 주당 7.14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얻었으며, 10년 내 언제라도 행사할 수 있다.
버핏은 성명을 통해 “BoA는 강하고, 잘 이끌어온 회사인데 충분히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었다”며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해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고 24일 오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목욕을 하다 이 같은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번 합의 자체는 이전에 골드만삭스, GE 등에 대해 행했던 것과 같다. 일시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금융사에 투자해 구제해주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버핏의 단골 투자수법이다.
앞서 BoA는 부도 위험도를 반영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고, 주가는 연초의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지난 23일엔 CDS 프리미엄이 67bp(1bp=0.01%) 상승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제2의 리먼브러더스라는 외신보도까지 나왔다. KIC의 손실률은 80%에 육박해 투자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가열됐다. 한국투자공사(KIC)도 BoA에 21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A를 둘러싼 공포는 자연스럽게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일깨우고 있다”고 평했다. FT는 “현재 BoA의 자산은 5월의 절반 수준”이라며 “BoA의 Tier 1 자본비율(기본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자기자본비율)은 바젤3 기준 적정치인 7%보다 1.5% 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전했다. BoA의 위기를 부른 것은 주택저당증권(MBS)이다. 2008년 BoA에 합병된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과거 판매한 MBS 가운데 부실이 많아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버핏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6.76포인트(0.5%) 오른 1만1377.47에 거래됐다.
김아진 조민영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