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그룹, 계열사 2곳 워크아웃 신청

입력 2011-08-25 09:53


부동산 개발사업 성공과 잇단 M&A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던 프라임그룹이 일부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프라임그룹은 25일 계열사인 엔지니어링업체 삼안과 프라임개발에 대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주력 계열사 중 동아건설과 프라임저축은행은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됐다.

채권단에 따르면 프라임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프라임개발은 지난 6월 상시 신용평가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을 요구받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당시 프라임 측은 테크노마트 건물과 삼안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자체 정상화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채권단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테크노마트의 이상진동 현상으로 인한 매각 지연과 프라임저축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가 불거지면서 자산 매각에 차질이 빚어져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다.

프라임개발의 총 부채는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지난해 말 2조8000억원에 달하고, 4000억여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이 별도 부외 부채로 남아 있는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는 “프라임그룹 측과 워크아웃 돌입 여부에 대해 오랜 기간 상의해 왔다”면서 “조만간 워크아웃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1주일 이내에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프라임그룹은 백종헌 회장이 88년 프라임산업을 세운 뒤 98년 강변역 테크노마트 개발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2000년대 들어 한글과컴퓨터, 프라임상호저축은행, 삼안 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해 되살려 ‘기업 리모델링 전문가’로 불리기도 했다. 프라임그룹은 한때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대규모 차입을 통해 동아건설을 인수한 뒤부터 서서히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 자구책으로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무동과 한글과컴퓨터를 매각했다. 이런 와중에 백 회장은 2008년 10월 400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올해 6월에는 금융감독원이 불법 초과대출 혐의로 프라임저축은행의 대주주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뱅크런 사태도 겪었다. 결국 프라임건설과 삼안의 워크아웃 신청은 오랫동안 누적된 유동성 부족에서 비롯됐다.

다만 삼안의 경우 엔지니어링업체 수주실적에서 1∼2위를 다투는 알짜 회사로 알려져 있다. 프라임그룹은 당초 삼안 매각을 추진하다 워크아웃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우량 업체인 동아건설에 불똥이 튈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동아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지난해에 비해 36계단이나 뛰어오른 55위를 기록했다. 동아건설의 부채비율도 21.1%에 불과하다. 프라임그룹이 동아건설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이런 이유로 해석된다. 다만 모그룹이 프라임그룹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들 계열사도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준구

노석철 강준구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