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학생 장학금 마련 위해 성공회대 교수들 서화전 열었다

입력 2011-08-25 19:02

서울 항동 성공회대(총장 양권석) 교수 20여명은 7년 전부터 ‘처음처럼’이란 글씨로 유명한 신영복(70) 석좌교수에게 서예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매주 수요일 모임을 갖는 서예 동호회여서 ‘수서회(水書會)’라고 이름 지었다. 수서회 회원들이 7년 동안 갈고닦은 글씨를 선보이는 전시를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시실에서 30일까지 연다.

전시 제목은 ‘미등록학생 장학금 마련을 위한 성공회대 교수 서화전-아름다운 동행’으로, 전시 수익금 전액을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는 데 쓸 예정이다. 전시에는 ‘처음처럼’ ‘여름 징역살이’ 등 신 교수의 글씨 5점과 양권석 총장, 김성수 주교(전 총장), 이재정 석좌교수(전 총장), 김동춘 김창남 김서중 최영묵 교수 등 20여명의 작품이 출품됐다.

교수 외에도 신문방송학과 재학생인 방송인 김제동씨가 ‘너 나 우리’라는 글씨에 그림이 곁들여진 작품을 내놓았고 문정은 총학생회장은 ‘만남’이란 글씨를 걸었다. 김창진 경비실 직원, 포크가수 출신인 이지상 외래교수 등 모두 34명이 참여해 47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품 가격은 50만∼1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24일 개막식에서 신 교수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 차원의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회가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고 뜻을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5시에는 ‘신영복의 서화 이야기’와 ‘더 숲 트리오 공연’이 마련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