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골칫거리는 대량살상무기… 카다피 측 최후항전에 사용 가능성

입력 2011-08-25 19:55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사실상 붕괴된 가운데 리비아 내 대량살상무기가 카다피 측에 흘러들어가 최후 항전에 사용되거나, 테러단체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유엔 전 조사관의 말을 인용,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 연구센터들은 더티밤(dirty bomb)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쌓아놓고 있어 지금과 같은 혼란 상황에서 충분히 약탈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방사능 무기에 포함되는 더티밤은 다이너마이트와 같은 재래식 폭발물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시켜 만든 장치로 제조법이 까다롭지 않고,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큰 위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탈 가능성은 과거 카다피의 전력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카다피는 2003년 서방 국가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모든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핵 사찰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권력 유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잃게 된 셈이다. 따라서 궁지에 몰린 카다피 측이 쉽게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로 더티밤을 만들어 최후 항전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다피군이 반격에 살상용 머스타드 가스 등을 사용한다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리비아는 머스타드 가스 9.5t을 아직 사막기지 등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타드 가스는 겨자유(油) 같은 냄새를 지닌 독가스로 제1·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됐으며 독성이 20년 넘게 지속되는 화학무기다. 이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 측은 리비아에서 머스타드 가스가 유출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또한 이러한 살상무기가 권력 공백 상태에서 테러집단에 넘어갈 경우 위험도 만만치 않다. 미 정보 및 군 당국은 카다피가 이 무기들을 최후 항전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해당 무기들이 알카에다 등 무장단체에 넘겨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