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지지 의용군, 카다피 신병 거의 확보할 뻔”… 英, 특수부대도 색출작업

입력 2011-08-26 01:32

서방 국가가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체포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수도 트리폴리 등 리비아 곳곳에서는 25일(현지시간)에도 시민군과 카다피 무장세력과의 교전이 이어졌다. 전세는 시민군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지만 카다피군은 “몇 년이라도 더 버틸 수 있다”며 항전하고 있다.

◇각국 카다피 체포에 총력전=영국 특수부대인 SAS 대원들이 트리폴리 등 주요 도시에서 권좌에서 쫓겨난 카다피를 추적하는 비밀작전을 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이날 보도했다. SAS 대원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명령에 따라 트리폴리에서 시민군을 이끌며 카다피 색출작전을 펼치고 있다.

또 동부 벵가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 떨어진 주와티야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요원들이 시민군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 미국 정부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성과 무인기 등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계속 나토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카다피와 그의 잔여 추종세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나토가 정보와 정찰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리비아 시민군은 카다피 체포를 위해 주요 도로마다 수백m 간격으로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 행렬의 위치와 규모, 방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시민군, 카다피 잡을 뻔=리비아 반군을 지지하는 의용군들이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의 신병을 거의 확보할 뻔했다고 프랑스 주간지 ‘파리 마치’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이 잡지는 아랍국가 정보부대들과 반군 사이에서 조정작업을 하는 한 소식통을 인용, 전날인 24일 의용군이 카다피가 숨었을 것으로 추정됐던 트리폴리의 한 민가를 급습했던 사실을 전했다. 신뢰할 만한 첩보를 입수한 의용군이 이날 오전 한 은신처에 들이닥쳤으나 카다피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잡지는 안전가옥에서 카다피가 적어도 하룻밤을 보낸 흔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으나 카다피가 가옥에 머물렀던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카다피 도주했지만 교전 지속=시민군이 함락한 밥 알아지지아 요새에 이날 카다피 친위대가 다시 나타나 시민군과 충돌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카다피 친위대는 트리폴리 도심에서 공항에 이르는 건물에 숨어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아댔다. 시민군이 트리폴리의 90% 이상을 장악했지만 치안은 내전이 시작된 지난 2월 이후 가장 불안한 상황이다.

한편 트리폴리로 들어가려던 이탈리아 기자 4명이 카다피 지지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다가 25일 풀려났다고 이탈리아 외교부가 밝혔다. 이들은 전날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납치됐으며 무장세력은 이들이 고용한 현지 운전기사를 살해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